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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의 "참 괜찮은 태도" 소개, 내용 및 요약, 리뷰

by josephymko 2025.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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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태도> 소개

15년 동안 길 위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운 삶의 의미

참 괜찮은 태도의 저자 박지현은 2007년 KBS '다큐멘터리 3일'의 VJ로 출발해 현재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다큐멘터리 디렉터로 일해 오고 있다.

'다큐멘터리 3일'은 특정한 공간에서 제한된 72시간 동안 벌어지는 상황과 사람들의 일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기록한 방송 프로그램으로 2007년 시작해, 2022년 3월 대단원의 막을 내릴 때까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따뜻한 시각으로 그려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밖에 KBS 파노라마 '길 위의 아버지' 연출을 담당했고, MBC '놀면 뭐하니 - 대한민국 라이브', tvN '어쩌다 사장 1, 2'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VJ로 참여했다. 그녀의 따뜻한 시선과 그에 담긴 진심은 수많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화제가 많이 되었고 그 공을 인정받아 2020년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예술상 후보에 오른 바 있다.

15년 넘게 카메라를 들고 국내외 곳곳을 누비면서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안 만나 본 사람이 없을 정도로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녀는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삶의 해답을 찾을 수 있었고, 때로는 그들에게서 따뜻한 위로와 삶의 지혜를 얻어 왔다. 덕분에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좁은 세상에서 수많은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혀 살아왔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넓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깊이 관찰하며 정말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참 괜찮은 태도> 내용 및 요약

chapter1. 15년 동안 길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배우다

21년간 억울한 감옥살이를 한 사람의 한마디

1990년 1월 부산 낙동산 근처에서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면서 시작되었고, 거짓 증언으로 1년 넘게 미제 사건으로 남게 되었다. 당시만 해도 미제 사건 범인을 검거한 경찰에게는 특진을 시켜주는 제도가 있었고, 특진에 눈이 먼 경찰은 무고한 시민 두 명을 용의자로 특정해 무자비한 고문 끝에 허위 자백을 받아 냈고, 그 결과 무기 징역을 선고받았다.

그들은 복역하던 중에 모범수로 감형이 돼 21년 5개월을 살고 출소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2019년 뒤늦게 사건이 주목받으며 검찰 과거사 위원회는 '고문으로 범인이 조작됐다'라고 인정했고 부산 고등법원에서 재심이 열렸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장동익이다.

경찰이 들이닥쳤을 때, 그는 서른 셋이었고 아내는 스물아홉이었다. 그리고 두 살 된 딸도 있었다.

그는 2021년 2월 4일 무죄를 선고받았다. '나는 안 죽였어요'라는 말을 했지만 돌아오는 건 매질뿐이었고, 그 후로 '무죄를 선고한다'는 일곱 글자를 듣기까지는 30년이 걸렸다. 살인 누명을 쓰고 20년 넘게 감옥살이를 한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짐작할 수 있을까?

그는 재심이 결정되었을 때 그런 생각을 했다고 한다. "놓아야겠다. 용서해야겠다. 마음속에 품고 있어 봐야 나 자신이 힘드니까 놔야겠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억울하다고, 내 과거를 망가뜨린 사람들을 원망해 봐야 이미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오늘도 그 과거에 매여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을 원망하며 하루를 망칠지, 아니면 나를 위해 이제 그만 과거를 놓아줄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다. 그렇게 보자면 용서란 상처받은 내 영혼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진정한 용서는 나를 괴롭힌 사람을 위한 게 절대 아니다. 그 사람이 저지른 짓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도 아니다. 나를 위해 용서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명한 사람은 용서를 하되 잊지 않는다고 했다.

 

 

 

chapter2.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일생이 오는 것이다

엄마라는 이름에 대하여

마을 공동체 사업으로 함께 떡을 팔고 있는 양양 송천 떡마을에는 새벽마다 15명의 주민들이 모여 같이 떡을 만든다. 떡 만드는 일은 산골에 위치한 까닭에 논밭이 적어 농사만으로 삶을 영위하기 힘들었던 동네의 주요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떡을 팔아 생긴 매출 중 90%는 15명이 똑같이 나눠 갖고 10%는 떡을 만들지 않는 마을 사람들에게 골고루 나눠 줬다.

떡 빚는 손이 야무져 보였던 한 삶의 퇴근길을 따라가 보았다. 밤새 떡을 만들어 피곤할 텐데도 그녀는 바로 아침 준비를 했다. 그동안 그녀의 어머니는 구부러진 허리를 하고서도 부지런히 밭을 돌보았다. 잠시 후 칠십이 다 되어 가는 딸과 구십이 넘은 어머니의 단출한 아침 식사가 시작됐다. 아버지는 딸이 어릴 적 이북으로 건너갔고, 스물한 살에 혼자가 된 어머니는 나물 판 돈으로 딸을 먹여 살려야만 했다.

어머니의 주름진 얼굴을 한참 바라보던 딸이 마음 깊이 숨겨 두었던 속내를 털어놓았다.

"어렸을 때 어머니가 날 두고 도망갈까 봐 그렇게 어머니 꽁무니를 쫓아다녔어요. 마을 할머니들이 '저까짓 애를 뭐 하러 데리고 사냐'라고 계속 그랬거든."

"어머니께서 많이 고우셨어요?"

"아휴 예뻤어요.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 운동회를 했는데 우리 어머니가 남색 치마에 연분홍 저고리 입고 와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던지. 난 우리 어머니가 맨날 일만 하는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그러다 어머니가 시집간다고 했을 때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눈물이 비 오듯 해요. 어머니가 날 버리고 가면 나는 어찌 살까 싶었거든요. 결국 나 때문에 시집을 못 갔어요.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을 해 보니까 어머니 청춘을 내가 다 뺏은 것 같아. 저렇게 허리가 구부러진 할머니가 되도록 효도도 잘 못하고. 이제는 일 좀 쉬엄쉬엄하라고 해도 또 저렇게 일을 하고, 지금도 사랑으로 나를...."

그날 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어머니의 청춘을 뺏었다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 문득 그런 생각으로 그날 저녁 집에 가서 어머니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내가 지치고 아플 때 당연한 듯 곁을 지켜 왔던 어머니가 아닌 000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 여자가 거기 있었다. 나는 왜 그걸 이제야 깨달았을까.

 

 

chapter5. 나는 정말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나를 믿어주는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예전에 황정민 배우를 만났다. 황정민은 단역 배우 시절부터 엄청난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유명했다. 역할을 한 번 맡으면 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특징과 말투, 버릇 등을 노트에 적어 두고 그 캐릭터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2002년 개봉된 영화 '로드 무비'를 찍을 때는 '대식'이라는 노숙자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실제 서울역에서 일주일간 노숙자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다. 그런데 그는 연기란 원래 그렇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남의 인생을 어떻게 쉽게 살 수 있겠느냐면서 말이다.

그렇게 치열하게 살아온 그에게 배우 생활 중 언제가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남아 있냐고 묻자 그는 청룡영화상에서 남우 주연상을 받았을 때라고 말했다. 아내는 "당신은 언제가 남우 주연상을 받게 될 거야."라며 무명 시절부터 주연 배우가 된 순간까지 늘 당신은 좋은 배우라고 격려와 믿음을 아끼지 않았다.

재능이 있고 노력을 하는데도 안 될 때가 있다. 사람 일이라는 게 타이밍과 운도 중요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어느 단계에서 미끄러질 때도 있다. 그럴 때 참 힘이 빠진다. 재정비하고 다시 도전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런데 그렇게 약해지고 자신 없어질 때 나를 믿어 주는 누군가의 말에 힘을 냈던 순간이 있다.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은 한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믿는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곁에서 격려를 넘어서 무조건적으로 신뢰해 주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최선을 다하는 이유

청년창업사관학교 304호 앞.

아침부터 예민한 얼굴로 구상 중 캐릭터를 붙잡고 고민 중인 사람에게 질문을 건넸다.

"실패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표도 아닌 팀원으로 이 사업에 인생을 건 거 후회 없으세요?"

"네, 전 늘 하고 실은 일을 하며 살아왔고 결과와 상관없이 최선을 다해요."

한참 동안 얘기가 이어졌고 처음의 질문마저 잊힐 때쯤 그가 말했다.

"제 인생이 한번 크게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어요. 제가 스물다섯 살 되던 해에 부모님 두 분이 모두 돌아가셨어요. 어머니는 급성 암으로, 아버지는 뇌졸중으로요. 두 분은 돌아가실 때까지 사고 싶은 거, 원하는 걸 해본 적이 없어요. 자식들을 위해서 일만 하시다 돌아가셨죠. 그 후로 전 제가 하고 실은 일은 꼭 하며 살고 있어요. 그게 두 분이 남기고 간 메시지 같아서. 근데 왜 자꾸 후회 없냐는 질문을 하세요? 후회할 만한 일이 많으셨어요?"

"아뇨. 제가 만약 성공률이 10%도 안 되는 일에 뛰어들었다면 잘 안됐을 경우를 떠올리며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저희 어머니 치료비로 3,500만 원이 들었어요. 그때가 마침 IMF가 터졌을 때였고 그 돈이 저희 가족의 전 재산이었죠. 하지만 전부를 걸었는데도 살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그때 전부를 걸었다는 것, 최선을 다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지금도 이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거고요. 결과가 어떻든."

 

 

 

chapter7. 나도 이렇게 나이 들 수만 있다면

평생 가장 후회되는 한 가지

호스피스 병실에 앙상하게 마른 30대 초반의 여자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마시는 거에 감사해 보셨어요? 그거 정말 감사한 거예요. 내가 지금 그 물 한 잔을 못 넘기거든요. 내가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내 소원이 죽기 전에 물 한 잔만 시원하게 먹고 가는 거예요. 입이 마르니깐 다른 건 먹고 싶지도 않고, 그냥 빗물이라도 받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딱 한 가지 후회가 되는 게 있다면 좀 더 감사하면서 살걸, 즐기면서 살걸, 작은 일에도 기뻐하며 살걸 하는 거죠, 없으면 없는 대로, 있으면 나누면서 그렇게 살아야 했는데...."

그녀는 다시 한번 생이 허락된다면 그냥 남들처럼 나이 들어서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했다. 이런저런 세월의 풍파를 겪고, 노안이 오고, 자글자글한 주름살이 생긴 할머니. 위암 말기라 어떤 걸 삼켜도 구역질이 나와 물 한 모금 제대로 넘기기가 힘든 그녀는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다. 그녀는 남들처럼 늙어 갈 기회를 박탈당해 늙는다는 것 자체가 축복처럼 여겨졌던 것이다.

나도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기를

연탄 배달을 가는 어느 노부부의 트럭을 타 본 적이 있다. 남편은 몇 년 전부터 투석을 받고 있다. 하루를 쉬면 그다음 날 병원을 갈 수 없다. 지금 배달하는 연탄이 내일의 병원비이기 때문이다. 연탄을 가득 실은 낡은 트럭은 눈길을 헤쳐나가는 게 버거운지 자꾸만 삐거덕댔다. 조수석에 앉은 아내는 혹시나 사고가 날까 아무 말 없이 꼭 쥔 주먹을 펴지 못했다.

그런데 남편이 문득 내게 말했다. 아침에 나와 밤에 무사히 들어가는 하루하루가 감사하다고. 다행히 트럭을 몰 수 있을 만큼만 눈이 내려서, 연탄 배달을 할 수 있어서, 그 돈으로 투석을 받을 수 있어서, 아내와 이렇게 무사히 하루를 마칠 수 있어서, 내일 또 그런 하루를 살 수 있어서 고맙다는 것이다.

아파도 당장 굶어 죽지 않으려면 연탄을 배달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말할 줄 알았다. 하루라도 좀 쉬고 싶은데 쉬지 못해 고통스럽다고 말할 줄 알았다. 열심히 살아도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가난의 굴레를 원망할 줄 알았다.

하지만 남편은 감사하다고 말했고 아내는 그 말에 동의한다는 듯 슬며시 웃었다.

 

 

 

 

 

<참 괜찮은 태도> 리뷰

정말 좋은 내용들이 많이 있지만, 여기 다 옮길 수 없어서 너무 아쉽습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와닿는 몇 개의 소주제만을 넣었습니다.

치열한 경쟁과 각박한 삶에 지치고 힘든 나에게 한 줄기 빛처럼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 주고, 원망과 증오, 불편한 마음들을 내려놓게 하는 마음의 양식과 같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전히 사회에는 착하고 좋은 사람들과 묵묵히 자기의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다른 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분들이 있기에 안 좋은 상황과 환경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를 좀 더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참 괜찮은 태도의 저자 박지현은 말합니다. "혹시 길을 헤매고 있거나, 자신이 너무 싫어 못 견디겠거나, 위로가 필요한데 마음 둘 곳이 없어 외롭다는 생각이 들 때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삶들 가운데 그 어떤 것이든 당신이 읽고선 힘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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