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의 진화> 소개
저자 데이비드 버스는 1981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4년간 조교수로 근무했다. 그 후 미시간 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11년간 교편을 잡았으며, 현재 텍사스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재직 중이다. 성(性), 감정, 그리고 인간의 짝짓기 전략 등에 관한 연구 업적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진리 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학회인 '인간 행동과 진화 심리학 학회(The Human Behavior and Evolution Soceity)'의 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존하는 심리학자 중 가장 많이 인용된 심리학자로 꼽히고 있으며, 진화 심리학의 학문적 토대를 다지고 진화 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위험한 열정, 질투』, 『마음의 기원』, 『이웃집 살인마』, 『진화심리학 핸드북』, 『 『욕망의 진화』를 썼다.
『욕망의 진화』는 인간 남녀의 서로 다른 욕망 아래 숨겨진 진화의 역사를 살펴보는 책이다. 1994년에 출간된 초판에 새로운 연구 성과를 덧붙인 2003년 개정판을 데이비드 버스의 제자이자 한국인 최초 진화심리학 박사인 전중환이 번역하였다. 남녀의 사랑, 연애, 섹스, 결혼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먼 과거에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수백만 년에 걸친 인간 진화의 역사를 파헤치고, 우리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진 인간 본연의 성적 욕망을 드러낸다.
이 책은 진화심리학이라는 창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는 다윈의 성선택 이론을 적용하여, 남녀의 배우자에 대한 선호도와 배우자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사용하는 각종 전략들을 밝히고 있다. 50명의 공동 연구자들과 함께 6개 대륙과 5개 섬의 1만 47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개정판에 덧붙여진 성적 질투에 대한 연구에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도 포함시켰다.
<욕망의 진화> 내용 및 요약
▶ 짝짓기 행동의 기원
욕망의 진화 - 데이비드 버스는 인간의 모순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짝짓기 행동을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밝혀내고자 한다.(진화의 산물인 근원적인 심리 기제, 즉 남성과 여성이 열심히 추구하는 짝짓기 전략뿐만 아니라 인간 행동의 엄청난 유연성까지 설명할 수 있는 심리 기제를 밝혀내고자 하는 학문)
▶ 여자가 원하는 것
여성이 배우자를 까다롭게 고르는 한 가지 이유는, 한 번의 성교를 통한 임신으로 인해 다른 짝짓기 기회가 완전히 봉쇄되며, 9개월 동안의 의무적 투자와, 길게는 3~4년 동안 수유라는 짐을 떠안게 된다. 따라서 단 한 번의 성관계로 자칫 엄청난 투자를 해야만 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배우자를 까다롭게 고르는 조상 여성들이 선택되었다.
또한 여성의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도 경제적 능력, 사회적 지위, 나이, 야망과 근면성, 신뢰성과 안정성, 지능, 적합성, 몸집과 힘, 건강, 사랑과 헌신 등의 선호가 있다. 앞의 조건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안정적으로 더 많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은 섣부른 성관계로 인한 위험을 피함과 동시에 안정적인 번식을 위해 남성의 조건들을 따져봐야 하기에 남성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신중하게 선택하려 한다.
▶ 그리고 남자가 원하는 것
우리의 조상 남성들은 번식하기 위해 여성을 임신시키기만 하면 끝이었기 때문에 어떤 여자에게도 헌신하지 않는 일시적인 섹스를 여성보다 더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일시적인 섹스를 통한 번식은 가능하지만, 부성(자신이 유전적 아이들의 아버지)을 확신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남성들에게 자신의 부성을 확신하기 위한 하나의 해결책은 결혼이다.
또 남성은 여성이 신랑의 순결을 중시하는 것보다 더 크게 신부의 순결을 중시한다. 신부가 순결할수록 자신의 부성이 더욱 확실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번식적으로 가치 있는 여성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남성들은 여성들의 젊음, 몸매 등의 신체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 하룻밤의 정사
찰나적인 성관계에 대한 남녀의 단적인 예로, 대학 캠퍼스를 거니는데 매력적인 이성이 당신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한다고 상상해 보자. '안녕하세요, 사실 요즘 당신을 쭉 지켜보고 있었어요. 정말 매력적이시네요. 오늘 밤 함께 잘 수 있을까요?' 당신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여성들 100퍼센트가 불쾌해 하거나, 모욕을 당한 기분이 들거나, 아니면 어이없어할 것이다. 하지만 남성이라면 75퍼센트의 확률로 좋다고 할 것이다.
조상 남성들은 자식 수의 증가를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섹스 상대를 추구하는 심리 기제 들을 다수 진화시켰다. 반면에, 찰나적인 성관계가 여성에게 가져다주는 핵심 이득 가운데 하나는 자원을 즉각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신을 지켜 줄 수 있는 누군가를 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얻거나, 남편의 병 또는 죽는 경우를 대비한 내연 관계에 있는 남성을 대용품으로 이용하는 배우자 교체 기능이다.
▶ 배우자 유혹하기
배우자를 얻기 위한 유혹 전술이나 비방 전술 모두 내가 바라는 대상이 일시적 섹스 상대를 찾고 있는지 혹은 결혼 상대를 찾고 있는지에 따라 성패가 좌우된다.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 남성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경쟁자 여성이 여러 남자들과 잤다고 깎아내리는 경우, 그 남성이 결혼할 상대를 찾고 있다면 대단히 효과적이지만, 일시적인 섹스 상대를 찾고 있다면 별로 기분 나빠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것이다.
남성들이 배우자를 유혹하기 위해 자원이나 헌신을 과시하거나 신체적 강건함을 과시하거나 위세와 자신감을 과시하는 반면, 여성들은 외모를 향상시키거나 정절을 과시하거나 성적 신호를 보낸다.
▶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기
서로에게 계속 헌신하는 부부는 크나큰 이득을 얻지만, 이혼하는 부부들은 양쪽 집안의 유대가 깨지거나 중요한 자원을 잃거나 아이들의 안정된 가정환경이 상실되는 등의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따라서 인간은 배우자를 지키기 위한 심리 기제인 성적 질투를 발현한다. 성적 질투는 두 사람의 성적인 관계에 대한 위협을 감지함으로써 촉발되는 감정으로 이 위협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하도록 유발된다.
▶ 성적 갈등
성 간의 갈등은 사람들의 성 전략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로부터 유래한다. 예컨대 헌신하거나 몰두하는 일 없이 찰나적인 성관계만 맺으려 하는 남성은 종종 여성을 화나게 하고 불쾌하게 한다. 반대로 남성으로 하여금 오랜 시간을 투자하게 해 놓고서 정작 처음에 약속했거나 넌지시 암시했던 성관계를 거절하는 여성도 남성을 화나고 불쾌하게 만든다.
▶ 파경
우리 조상들의 장기적인 배우자를 버리게 만드는 세 가지 주요한 상황이 있다. 첫째, 현재의 배우자가 자원이나 능력이 감소하거나 번식에 관련된 자원을 제때 제공해 주지 않아 그의 배우자 가치가 떨어졌을 때, 둘째, 나 자신의 자원이나 평판이 증가해서 이전에는 얻을 수 없었던 짝짓기 가능성이 열렸을 때, 셋째, 강력한 대안이 시야에 들어왔을 때 등이다.
최근의 160개 사회를 대상으로 이혼의 원인을 비교문화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이혼의 원인 최상단에 위치하는 두 가지는 번식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부정과 불임이었다. 또 성관계 거부, 경제적 원조의 부재, 잔인과 불친절 등이 있다.
▶ 시간에 따른 변화
여성의 배우자로서의 가치는 그녀의 번식 잠재력을 나타내는 단서에 의해 주로 결정되기 때문에 나이를 먹음에 따라 일반적으로 감소한다. 또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혼 생활에서 일어나는 뚜렷한 변화 하나는 성과 관련해서 일어난다. 신혼부부의 연구에서 4년이 지난 후 배우자가 성관계를 기피한다고 남녀 모두 불평이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사랑을 잘 표현하지 않는다거나 자기가 말할 때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는 등의 상대방에 대한 헌신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혼외정사의 경우, 여성은 번식 연령이 점차 끝나 가는 36~45세에 다른 연령대에 비해 거의 3배나 증가한다. 반면, 남성은 평생에 걸쳐서 여성보다 횟수도 더 많고 혼외정사에 빠지는 기간도 더 길다.
▶ 남녀의 화합
인간 성 전략의 핵심 메시지는 짝짓기 행동은 엄청나게 유연하며 사회적 맥락에 매우 민감하다는 것이다. 왜 성 전략이 발달했으며 이들이 어떤 기능을 수행하게끔 설계되었는지 이해한다면 인간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얻을 수 있다.
▶ 여성의 은밀한 성 전략
여성의 짝짓기 전략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 다양하다. 이 장은 인간 여성의 짝짓기 전략에 대한 네 가지 진화적 난제에 초점을 맞춘다.
'여성의 성적 오르가슴은 적응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이론이 있지만 좀 더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여성들은 왜 혼외정사를 갖는가?'에 대한 중요한 발견은 여성은 외도 상대로서 비대칭적인 남성보다 대칭적인 남성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누군가가 신체적인 대칭을 잘 이루고 있다는 사실은 그가 발달을 교란하는 나쁜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경적 스트레스에 대해 저항하는 유전자를 갖추고 있음을 알려 주기 때문이다.)
'여성의 성 전략은 월경 주기에 따라 변하는가?'에서 최근의 한 연구는 여성이 매력적이라고 여기는 남성의 얼굴은 그녀가 월경 주기 중 어느 지점에 있는지에 달려 있다는 것을 보였다. 예를 들어 만약 여성이 배란 중이라면, 그녀는 거칠고 남성적인 얼굴을 지닌 남성에 끌린다. 반대로 배란일에서 멀어질수록 여성적인 외모의 남성에 끌린다.
'남성은 여성이 언제 배란하는지 알 수 있는가?'에 대해 배란이 가까워 오면 피부 변화에서 대칭을 거쳐 허리 대 엉덩이 비율에 이르는 이 모든 단서들은 잠재적으로 관찰 가능하다. 또한 배란 중인 여성은 다른 여성보다 더 많은 성적인 신호를 보낸다.
▶ 인간 짝짓기의 미스터리
동성애에 대한 많은 이론적, 실험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의 기원은 여전히 과학적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강간에 대해서는 강간 피해자가 번식 연령의 젊은 여성들에 크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는 거 외에는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욕망의 진화> 리뷰
이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는 진화심리학 분야의 대표적 학회인 '인간 행동과 진화심리학 학회'의 의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비교적 신생 학문이라고 할 수 있는 진화심리학의 학문적 토대를 다지고 진화심리학을 일반 대중에게 알리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심리학 서적을 많이 읽어보진 않았지만, 단연코 심리학 서적 중 으뜸이라 할 만한 책이다. 인간의 욕망을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으로 풀이한 이 책은, 정말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욕망의 진화는 우리 선조들이 수렵 채집의 환경에서 생존과 번식을 위해 발달시킨 심리 기제들이 오늘날까지 남녀의 성차에 따라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등에 있어서 여러 가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얘기해 준다. 하지만 이 차이가 남자와 여자의 고정불변의 어떠한 정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남자는 많은 번식의 목적으로 일시적인 섹스를 추구한다는 것을 정당화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런 남자와 여자의 성에 따른 차이를 이해함으로 남녀 간의 화합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의 의지와 결단을 통해서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불완전한 심리 기제 들을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